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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하브라의 봄

김수린2023.05.16 22:12조회 수 13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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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하브라의 봄
 
 
엄마 미역국 맛있어
입 꼬리에 맴돌다
사라지는 딸의 미소
신경줄은 다시
신생아 중환자실로 향한다.
 
칠삭도 못 채우고
세상에 나와
탯줄 대신 산소 줄에
매달려 있는 불안한 생명.
 
갓난 아이 울음소리
들리지 않는 출산집은
너무 적막해.
 
딸의 팔장을 끼고 산책을 나섰다.
서쪽 끄트머리 검은 구름 사이로
진홍빛 노을이
그늘진 얼굴을
어루만지듯 스쳐지나고
하얀 재스민 향기는
안아보지 못한
아기 살내음처럼 달콤하다.
 
 
 
. 라 하브라- 캘리포니아
       나성 인근의 도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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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노동 어느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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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여자의 일생 중에 가장 큰 대사가 출산이 아닐런지요. 너무 쉽게 아기를 낳는 사람과 죽음으로 대신하는 사람, 죽을 것 같은 아픔을 경험해야 하는 사람, 정말 다양하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조건에서 태어난 아기의 건강이 우선이겠죠. 모녀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네요.

  • 깊이 있지만 연극처럼 다 보이는 글에 가벼움이 아주 조금 보이네요

    너무 적막해......출산집에 적막함이 보이고(보인다) 어떨까요?

  • 옛날에 병원에서 근무할때 신생아실에서도 일한적이 있어요

    인큐베이터에서 자라고 있던 아가들이 생각 나는군요

    엄마의 뱃속과 거의 같은 조건이 되겠죠

    퇴원할때의 아기들은 뽀야지고 부모들 얼굴은 환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답니다

    수린샘의 손주아기도 건강하게 매일 매일이 달라지길 바랍니다!


- 치과 의사
- 현재 둘루스 소재 개인치과병원 운영
- 제2회 애틀랜타문학상 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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