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바람 속에 숨어 연선 - 강화식
메일에 이름이 보인다
자두 꽃이 하얀 눈을 뜨고 복숭아 꽃이 분홍 웃음을 보여도 떠오르는 얼굴들
흑백과 함께 공존의 긴 시간을 기다려도 탈색 될 의지가 없다
너를 향한 맹아력이 너를 향한 돋을 볕이 구겨버릴 것 같은 애증으로 내 곁을 맴돌며
활자를 헤집고 반복적으로 아물지 않은 그늘을 마구 흔들어 놓고 있다
벗겨내고 부셔버리고 싶은 기억 짓들이 스멀스멀 일어서며 가까이 오자
저장된 내로남불 영상이 다시 일렁이며 메스꺼움을 뱉어낸다
알고리즘을 던진 이유로 지금도 길게 밟히고 있는 그늘
토사곽란의 합리화를 덫에 감춰 놓고 징그럽게 밀어낸다
왜, 버리지 않고….물리적 알리바이를 설치해놓고 찍어내는 2:1 불공정
몇 분 안에 휘어잡아 얻어내는 신 끼, 내겐 그런 끼가 없어 늘 변방이다
내려 오지도 않고 새 들러리들 또 세워 숱이 많아진 무대 위
독식의 향기 뿜어내며 우주 속 한 켠을 퇴색된 역사로 채워 나가는 맹랑함을 보며
가시처럼 쏘아대는 아드레날린이 근 막을 유착시키는 후유증으로 남는다
창 밖의 빗소리 닳아져 가는데 허기진 기억의 기웃거림을 4.19가 끊어내기 힘들어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꺼내 흥얼거린다
2023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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