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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

이난순2023.04.14 13:44조회 수 35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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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언덕엔

면도기를 파는 가게가 있다

 

봄엔 뾰족뾰족 홑잎나물 팔고

아낙들은 들락날락

대바구니에 나물 채운다

수다들을 한 웅큼이면 족하다

 

영호아버지, 이발사

아이들 머리 깎아줄 때마다

가게 들러 면도기 하나씩 사간다

값은 보리 날때 보리 한 말

 

회색빛 면도 날 세워

아이들 머리 뒤꼭지 

면도질로 다듬어주고

사내애들 시컴시컴한 콧수염

뽀얀히 깎아주며 주름진 아저씨 얼굴에 미소 가득

 

가을엔 처녀들 

가게에 모여든다

립스틱 가득 진열 되니

 

면도가게,

처녀들의 설레임 번져 불길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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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떠나 보낸 봄비 봄바람 그 일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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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면도 가게와 립스틱, 성장하는 소녀와 소년들의 풋풋함을 느끼게 하네요. '면도 가게가 언덕에 있다' 는 의도적 설정인지요?

  • 이난순글쓴이
    2023.4.15 05:59 댓글추천 0비추천 0

    네, 언덕위에 풍성한 화살나무 한그루 서 있다고 생각하구서

    쓰게 되었지요

    우리 동네에선 제가 나무 이름은 모르고 그냥 면도칼나무라고 부르며

    즐겨 이발소 놀이를 하곤 했답니다 ㅎㅎ

  • test

  • 화살나무가 동네 이장노릇 단단히 해주네요

    설레는 처녀들의 마음까지도 달래주구요. ㅎㅎ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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