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언덕엔
면도기를 파는 가게가 있다
봄엔 뾰족뾰족 홑잎나물 팔고
아낙들은 들락날락
대바구니에 나물 채운다
수다들을 한 웅큼이면 족하다
영호아버지, 이발사
아이들 머리 깎아줄 때마다
가게 들러 면도기 하나씩 사간다
값은 보리 날때 보리 한 말
회색빛 면도 날 세워
아이들 머리 뒤꼭지
면도질로 다듬어주고
사내애들 시컴시컴한 콧수염
뽀얀히 깎아주며 주름진 아저씨 얼굴에 미소 가득
가을엔 처녀들
가게에 모여든다
립스틱 가득 진열 되니
면도가게,
처녀들의 설레임 번져 불길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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