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벤치에서
손 등에 앉은 고추잠자리
눈은 번득이지만 몸짓 고요하다
가만 내려다 보다가
본능이 살풋 날개 잡는다
옆에 있던 꼬마, 호기심에 이리저리 살피는데
잠자리, 손바닥에 갑자기 알을 낳는다
똑 또옥 똑
위기감을 느꼈던걸까
불시착을.
지진이 쓸고간 폐허더미
모두들 먼지 투성이
투박한 맨 손에서 갓 난 아이 파뜩인다
몸엔 긁힌 자국, 멍자국
얼굴엔 하얀 피지덩이 대신 붉은 그리움만 보인다
탯줄 끊긴 저 너머에 흐르고 있을 초유
암흑의 파편들 아기의 요람되어
노란 강물되어 떠 내려 왔구나
* 튀르키에 지진 속보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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