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리

불시착

이난순2023.03.19 18:31조회 수 43댓글 4

    • 글자 크기

호숫가  벤치에서

손  등에 앉은 고추잠자리

 

눈은 번득이지만 몸짓  고요하다

가만 내려다 보다가

본능이 살풋 날개 잡는다

 

옆에 있던 꼬마, 호기심에 이리저리 살피는데

잠자리, 손바닥에 갑자기 알을 낳는다

똑  또옥  똑

위기감을 느꼈던걸까

불시착을.

 

 

 

     지진이  쓸고간 폐허더미

    모두들 먼지 투성이

    

    투박한 맨 손에서 갓 난 아이 파뜩인다

     몸엔  긁힌 자국, 멍자국

     얼굴엔 하얀 피지덩이 대신 붉은 그리움만 보인다

      

      탯줄 끊긴 저 너머에 흐르고 있을 초유

 

      암흑의 파편들 아기의 요람되어

      노란 강물되어 떠 내려 왔구나

 

 

 

     *   튀르키에  지진 속보를 보면서.....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4
  • 어릴 때 농촌가서 보던 빨간 고추잠자리 문득 그때의 향수가 간절해집니다.

    복불복인 삷이지만 지진 속에서 탄생된 아기의 운명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바스켓에 실려 강물 타고 떠내려온 모세가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 듯이 또 다른 위대한 지도자의 어린 운명일 수도 있겠지요

  • 이난순글쓴이
    2023.3.22 07: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 아기를 위해서 기도하게 되더라구요

    아마도 그 장면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럴겁니다

  • 지진 속에 태어난 아기

    첫 모유도 못물리고 떠나간 엄마

    너무도 가슴 아픈 사연들이

    생생하게 전해져 옵니다

     

     

  • 이난순글쓴이
    2023.3.26 03:13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말 그렇지요! 우리들의 부모가 어디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가 이리도 중요한지요

    전 어렸을때 왜 우리의 조상들 께선 서울에서 터를 잡지 못하시고

    시골 오지에 자리를 잡았을까 하고 원망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행복했던 어린시절이 저의 시적 자산이 되어가고 있게 될 줄 누가

    알겠습니까. ㅎㅎㅎ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0 포도 나무의 꿈 2022.02.02 31
69 봄이 온다고 하는데 2022.02.04 33
68 닮은 꼴 2022.02.06 34
67 만두 잔치 2022.02.07 37
66 눈 녹는 한나절 2022.02.07 35
65 질 경 이 2022.02.09 44
64 석이 버섯 2022.02.09 56
63 겨우살이 2022.02.11 35
62 친정엄마 육개장 2022.02.12 32
61 뒷뜰 대숲엔 2022.02.16 61
60 대보름 달 2022.02.17 39
59 꽃구름 2022.02.18 50
58 대숲 그리고 바람과 나 2022.02.20 58
57 여 행 2022.02.22 28
56 모래 박스 2022.02.23 28
55 발 뒤꿈치 2022.02.24 32
54 코가 깨어나는 새벽 2022.03.02 35
53 책상위에 꽂혀있던 벚꽃 2022.03.03 47
52 밤 비행기 2022.03.04 31
51 마른 멸치 2022.03.05 3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