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그날 발질하는 부른배를 한손으로 감싸고
다른손은 플랫폼 외등 기둥을 붇잡고
긴 포물선을 그리며 가늘게 멀어 지다가
하나의 점으로 사라져 가는 열차를
하염없이 바라 보고만 있었다
북해도 탄광으로 가는 조선 노동자
관부연락선을 타러가는
남행열차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김밥 주머니 움켜쥐고
넘기지 못해 목매 우는 옆자리 사내는
뉘집 아들이냐 어느 아낙 남편이냐
가난이야 언제고 벗어야할 가시 누더기
열여섯 누이가 공장 일자리 준다니까 현해탄을 건너겠단다
내가 이 기차를 타지 않으면 지라도 타겠단다
돌아오지 못할 예감의 불길한 열차
관부연락선 찾아가는
남행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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