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왕성했던 푸르름의 흔적이 검버섯처럼 남아 있긴 하지만
너는 온통 물오른 선홍빛이다
손아귀에 묵직히 전해오는 무게는
너의 존재가 범사롭지 않음을 알리는 신호이리라
너의 배꼽에 지긋이 칼끝을 밀어 넣으면 너의 소리는 아파하는 소리만은 아니다
둔탁하고도 청명한 신비의 소리다
태초에 개천 제일성도 이랬을까
형형하게 빛나는 별들이 촘촘히 박힌 골짜기에서
갈라지자 마자 흘러나와 하얀 무명수건을 적시는 선홍빛 젊음이여
보석 같은 아름다움이여 그 달콤한 유혹이여
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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