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을 보지 못했다고
두발을 치켜들고 비비고 핥으며 반색하던 누렁이가
개장수가 내리치는 떡메를 맞고 두개골이 깨진채
지게에 늘어진 목아지를 드리우고
뚝 뚝 살구씨같은 선지피를 골목 바닥에 떨구며
주막집으로 실려 가던날
그날은 복날이었다
멍석말이 올가미에 선뜻 목아지를 내어 줄때만해도
모처럼 넉넉해 보이는 죽사발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찬이 될줄을 어이 알수 있었으랴
으깨진 두개골의 혼미한 의식 속에서도
멍석을 거두러 오는 주인을 알아 보고는 안간힘을 다하여
애원하듯 몇번 꼬리를 들썩이다가
한많은 생을 마감한 누렁이
그날은 복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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