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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전염되나? (산문시)

강화식2022.05.28 13:38조회 수 34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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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전염되나?                       연선 – 강화식

 

 

 

빠른 행동과 당당함은 어디 가고 대궐 같던 집은 자꾸 작아져 갔다

 

모든 가족을 미국으로 초청해줘 새 길을 열어준 사람

 

친정 식구 한 명 없는데 언니처럼 진한 대화를 나눴고

 

유별난 성격의 남동생 보다 언제나 내편이 되어줬던 둘째 시누

 

AB형 일 꺼야함축된 단어 속에 솔직함을 전해줬던 유일한 시댁 식구

 

 

동생의 어긋난 생활패턴으로 어머니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미안해’ 로 단절된 침묵의 시간…..참 오래 갔다

 

남아선호를 미국까지 데려와 딸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주고

 

애지중지 키운 18살 아들이 혀 암에 걸려 무너진 마음도 잠시

 

다시 암에서 해방시킨 위대한 엄마였다

 

 

치매에 걸린 남편을 죽음 직전까지 돌본숭고함을 갖은 여인

 

에너지가 방전되자 요양원으로 간 남편자신은 병원치료를 포기하고

 

기미와 검버섯만 보이는 얼굴과 반쪽이 된 몸으로 집에 온 날

 

시금치 나물과 물김치가 먹고 싶다고 했다

 

LA 에 살았으면 동백김치라도...안타까운 마음이 목 젖을 흔든다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 다가올 무렵 전화기 너머로 두 번째 미안해

 

상처 주는게 아닌데조심해, 00엄마도 스트레스 많이 받고 살았잖아

 

서로 울먹이다가 침을 한 번 삼키고 실 날 같은 목소리를 모은다

 

나 지금 죽으면 안돼내 아들 누가 돌봐그래서 더 살아야 돼기도해줘

 

동아줄에 아들 이름을 매달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주문을 했다

 

 

희생과 노동으로 바꾼 간병의 역사가 가늘어 지다가

 

아들은 4번의 수술로 투병 25년이 되던 2021 916

 

둘 째 고모는 췌장암으로 7개월 시한부 삶을 마감했다

 

지루한 고통의 터널을 자르고 아들에 대한 미련도 털고

 

편안한 모습으로 영원한 안식을 향했다

 

 

텅 빈 하늘에  빚(빛) 진 자의 눈금 하나 또 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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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날의 기억 (감나무 집 둘째 딸) (by 강화식) 어머니 날이면 생각나는 밥상 (by 강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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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출생
1985년 미국 L.A이민. 2017년 죠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풀꽃 시인상 (공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글마루 동인
*애틀랜타 문학회 (전)부회장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한국어 교사 12년 역임 - 한국어능력시험TOPIK (남가주 한국학교, 웨스트힐스 한국학교)
*시집 - 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미주문학, 외지, 문학세계, 애틀랜타 시문학 – 계간과 년간으로 작품 발표
* 인터넷 신문 : 시인뉴스 포엠 – 계간별 작품 발표
*E-Mail : hwashik219@gmail.com Tel : 818-42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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